AI로 인해 누구나 쉽게 프로덕트를 만들고 검증할 수 있는 시대이니, 창업의 사이클을 학교로 들여와 실제 사용자 수, 수익, 사회적 임팩트 같은 지표로 평가해야 한다는 글. 하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사용자 수나 수익은 물론이고, 설혹 사회적임팩트라 할지라도 이를 학교에서 평가하는 지표로 삼아서는 안된다.
이 지표가 측정하는 교육이란 '큰 사회적 니즈가 어디 있는지를 찾고 이를 빠르게 채우는' 훈련이다. 타인의 기준을 파악하고 시장의 논리에 맞추는 것이, 사회적 효용만이 유일한 가치임을 내재화 하는 것이 과연 '학생'이 배워야 할 가장 중요한 내용일까? 무엇보다 바람직한 일일까? 여기에는 '나'가 빠져 있다
만약 작금의 시대가 그러한데 무슨 안일한 얘기냐. 이런 능력을 길러야지만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논리라면 '시험을 잘 보는 법'을 가르쳤던 기존 학교를 비판해서는 안된다. 최소한 지금까지 한국에서는 시험 잘 보는 능력이 성공의 가장 확실한 척도였기 떄문이다. 이런 관점이라면 학교는 지금까지 주어진 목적에 아주 충실히 운영되어 왔다.
그렇다면 학교의 교육과 그 교육의 목표는 어떠해야 하는가? 해당 글에서 언급한 '학교가 복잡한 현실을 모의'한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즉 학교이기 때문에 현실과 유사해야 하지만, 동시에 학교이기에 현실과는 분명히 달라야 한다.
학교 안 창업의 경험은 타인이나 사회의 기준을 고려하기 이전에 내재된 본인만의 기준을 찾는 것이 먼저여야 한다. 단기적이고 큰 임팩트만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장기적이고 때론 불명확하고 심지어 중요하지 않아 수익을 거의 얻을 수 없을것으로 보이는 듯한 목표 향해볼 수도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러한 의도적 디자인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학생의 배움은 내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는 것, 친구들과 협력하면서 겪는 어려움과 성취의 경험, 그 자체이다.
단순히 교육이니까 이래야 한다는 얘기가 아니다. 저자의 말 대로 현대가 극도로 불확실한 시대이기 때문에 어떤 교육을 하든 대부분의 학생은 실패한다. 나 보다 수익이나 임팩트만을 고려하는 연습을 해온 학생들이 과연 이 실패를 이겨내고 이를 지속할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을까? 한 학기, 길면 1년 안에 그것이 수익이든, 아니면 유효한 실패이든 어떠한 단기적 성과를 좇는 연습을 하던 학생이 성공까지 몇 달 몇 년이 걸릴지 모르는 불확실한 길을 버텨나갈 수 있을까? 학생 시기에 배운 이 스킬이 몇 년 후에 과연 얼마나 유효할까?
사회의 흐름을 파악하고 시장의 논리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 없단게 아니다. 사실 너무 중요하다. 하지만 거기에 내가 빠져 있다면 이는 지속될 수 없다.
효용만을 좇는 것이 지금의 시험 성적만 좇는 현실과 무엇이 그렇게 다른지 모르겠다.
최소한 대학 이전 학교 교육의 목적은 달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