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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 Hangil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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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ween tech and our society.

요즘 모임? 공명의 관계. 하지만 안전하지 않은.
4 min·2026년 1월 19일

요즘 모임? 공명의 관계. 하지만 안전하지 않은.

현대의 모임들은 느슨하지만 강렬한 공명의 관계다. 하지만 사회적 안전망이 되지는 못한다. 교회는 조건 없이 관계가 유지되는 곳이어야 한다는 점에서 달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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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선이라는 가드레일
1 min·2025년 3월 3일

위선이라는 가드레일

'척'이라는 위선은 사회적 약자를 지키는 최소한의 가드레일이었다. 그마저 사라진 시대, 인류 사회의 방향이 걱정된다.

피드와 책 사이 빈 공간
2 min·2024년 10월 19일

피드와 책 사이 빈 공간

SNS의 피드는 너무 빠르고 책은 너무 느리다. 한 사람의 생각이 버저닝되고 연결되며 전파될 수 있는 매체가 있으면 좋겠다.

2026년 1월 9일

지금의 주도성이 비전보다 중요하다

우리는 종종 묻는다. 꿈이 뭐냐고, 비전이 뭐냐고. 하지만 정말로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을 주도적으로 살아가고 있는지가 아닐까.

꿈과 비전이 분명해야 현재의 삶도 주도적으로 살 수 있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내 생각은 오히려 반대다. 비전은 시선을 멀리 띄워 보낸다. 아직 오지 않은 시간에 의미를 두는 동안, 현재는 준비의 과정으로 밀려난다. 반면 주도성은 시선을 거두어 지금으로 되돌린다. 무엇을 꿈꾸느냐보다,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보게 한다. 비전은 사실 이러한 지금의 삶이 축적될 때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그 무언가가 아닐까. 마치 한나아렌트가 인간을 추상적인 규정이나 선안에서 시작하지 말고, 현상 세계에서 몸을 가지고 살아가는, 내가 구체적 관계를 맺고 나라는 존재에 영향을 끼치는 조건들이 무엇인지를 알아보는 것으로부터 출발하자고 한 것처럼 말이다.

사실 이는 빠르게 변하는 시대 속에서의 현실적 선택이기도 하다. 불과 몇 달 후를 예측하기 어려운 시대에서, 먼 미래의 목표를 선명하게 설정하고 그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진다. 그보다 지금의 나와 주위를 보는 것이 훨씬 쉬운 일인 것 같다.

하지만 무엇이 나의 선택이고 무엇이 떠밀려간 결과일까. 이를 분간하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지금처럼 수많은 미디어와 알고리즘, 주위 사람들의 참견, 비교 속에서는 더더욱. 애초에 완벽한 주체성이란 존재하지 않는 것일지도. 우리는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고 살아갈 수 없다. 우리의 욕망과 기준조차 언제나 타인의 말과 시선 속에서 형성된다.

하지만 주도적 삶이 제약을 제거하고 완전히 자유로운 상태에 이르려는 시도는 아니다. 오히려 제약을 인지하고, 인정하고, 때로는 받아들이는 일이다. 제약에 끌려가듯 반응하기 보다, 그 안에서 나름의 고민과 선택을 하는 것, 무엇을 감수하고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를 묻는 태도, 그것이 주도성에 가깝다. 혹 그 결과가 겉으로 다른 행동으로 드러나지 못했을지라도, 그 흔적은 어딘가에는 남을테다. 같은 지점에 놓인 화살표라 해도, 그 방향과 크기는 모두 다르듯이.

이런 면에서 타인과의 관계는 제약이면서 동시에 이 흔적이 살아남은 곳일지도.

2026년 1월 7일

후광효과 경계하기

인생을 살아오며 가장 도움이 됐던 지식 중 하나는 후광 효과 (Halo Effect)란 인지편향을 인지하는 것이었다. 사실 별건 아닌데 한 면이 대단하다고, 다른 면도 대단할 것이라 생각하면 안되고, 지금 대단하다고 앞으로도 계속 대단할거라 속단하면 안된다라는 너무 당연한 얘기다. 반대로 좋지 않아 보이는 부분이 있다고 해서 모든 부분이 좋지 않을거란 인식도 경계해야 한다(Horn effect).

하지만 우리 대부분은 말투가 어눌하면 내용을 듣기도 전에 별로라고 생각한다거나 교수나 판사면 다른 분야에 대해서도 맞는 말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한 사람에 대해 성취는 존경하되, 맹신하거나 우상화하지 않아야 한다.

이게 가장 심하게 적용되는 대상이 정치나 종교 지도자다. 이를 조금만 분리해서 생각할 수 있다면 교회나 정치권에서 일어나는 각종 비리나, 세습, 성추행 문제로 부터 자신을, 그리고 우리를 조금은 더 지킬 수 있을테다. 그리고 존경하던 인물의 추악한 면을 발견했을 때의 실망감으로부터도 조금은 빨리 벗어날 수 있다.

수십억을 요구하는 본인의 행동에 조금의 수치심도 느끼지 않는, 억울함만 가득한 유명 개신교 목사의 발언을 보며 다른 크리스챤들이 대신 너무 많은 수치심과 자괴감을 느끼지 않기를... 애초이 그 분이 설교나 책을 잘 써서 유명했던거지 인성이 남달라서 유명했던건 아니지 않았던가.

2025년 4월 2일

탄핵 방청 경쟁률을 예측해본다

"2025년 4월 4일 선고 방청 신청 완료!

방청 신청자 수가 몇 명이나 될까? 순전히 재미로 예측해보기.

신청 기간이 04.01. 16:00 ~ 04.03. 17:00 인데 잠자는 시간 제외해서 보수적으로 잡으면 신청 가능 시간은 (24-8) * 2 + 1 = 33시간.

4월 2일 저녁 8시 기준 대략 실시간 대기자 3만5천명이었는데 신청 가능하기까지 1시간이 조금 넘게 걸렸는데 그 중 기다리다 지쳐 반 정도 포기한다고 치고 1.5만명으로 보면

이틀 동안 계속 대기가 걸려있다는 가정 하에... 33시간 * 1.5만명 = 49.5만. 대략 50만명.

""2017년 3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선고 때는 방청인원 24명에 1만9096명이 신청해 795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2004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선고 때는 방청인원 60명에 1278명이 신청해 21.3 대 1의 경쟁률이었다."" 라고 한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190081.html)

지수적 성장(exponential growth, y = a * r^t)**을 따른다고 가정하고 값을 대입해보면,

두 데이터 포인트 (2004년, 1278명)과 (2017년, 19096명)을 사용하여 지수 성장 모델 (y = a * r^t)로 2025년을 추정해 보면 약 10만명.

박근혜 전 대통령 변론준비절차 첫 기일의 방청 신청 경쟁률이 6:1이었는데 선고 때는 795 대 1의 경쟁률.

윤석열 대통령의 첫 기일 방청 신청 경쟁률이 2251대 1이었으니 6 : 795 = 2251 : x. x = 298,257.5. 대략 30만명

결론: 공교롭게도 1,2,3의 중간값이자 평균이 30만명으로 동일. 그렇다면 뽑힐 확률은 30만 중에 20명 뽑으니 뽑힐 확률은 20 / 300,000 = 1 / 15,000

로또 3등이 될 확률이 1 / 35,724 라고 하니 로또 3등 당첨확률보다 2배정도 높은 확률"

2024년 10월 9일

신생아는 생각보다 명확하다

일주일된 신생아에 대한 기록

  • 생각보다 의사표현이 명확하다. 온도 같은 기본적인 환경만 잘 유지한다면 그들의 의사표현은 '배고프다', '귀저기가 축축하다' 둘 중 하나다. 이것만 충족해주면 속이 불편하지 않는 한, 잘 보채거나 울지 않는다*(잠올 때는 그냥 잠들어서 의사표현을 할 필요가 없...)

  • 생각보다 생존본능이 대단하다. 배고파서 울다가도 젖이나 젖병을 물리면, 그 즉시 빠는 모드로 전환한다. 사력을 다해 빨다가 지쳐 거친 숨소리를 내뿜으며 잠시 쉬었다가 다시 빨고를 반복한다.

  • 생각보다 기저귀를 더 자주 갈아줘야 한다. 신생아의 하루는 말그대로 먹고 자고 싸고의 반복이고 하루동안 이 사이클이 10회 내외로 반복된다. 즉 초보엄마아빠도 3일만 데리고 있어도 약 30회의 반복 훈련을 할 수 있다. 물론 그 안에서의 variation은 다양하고 조리원에서는 선택사항이긴 하지만...

  • 생각보다 초점을 잘 맞춰 쳐다본다.*

  • 생각보다 적당한 소음이나 불빛 속에서도 잘 잔다.

  • 생각보다 날카로운 소음, 예를 들어 기침이나 물건 떨어뜨리는 소리에는 많이 깜짝 놀랜다.

  • 생각보다 목에 힘이 있다. 한쪽으로만 보고 있어 고개 돌려주려고 하면 버티기도 하고, 양옆으로 고개를 돌리기도 한다.

  • 생각보다 머리카락이 풍성하게 태어난다. 조리원 20명 정도의 아기들을 봤을 때, 굉장히 풍성한 아기들이 5명, 어느정도 나 있는 아기들이 10명 정도 되는듯.

  • 생각보다 표정이 다양하고 아주 귀엽다. 어떤 책에서는 생존을 위한 이들의 유일한 무기가 귀여움이라고 하더라.

  • 한 부분은 보편적이지 않은 우리 아기의 특성일 수 있음
2024년 6월 18일

일상 속 따스함의 출처

아침 출근길 버스에서 에어팟 본체를 놓고 내렸다. 감사하게도 버스회사에 연락해서 다시 찾을 수 있었는데 그 과정에서 느낀 버스회사 분들의 친절함이 너무나 인상깊었다.

  • 처음 전화 했을때부터 달랐다. 첫 통화는 분실물을 찾았단 것도 아니고 확인하고 전화준다는 얘기를 들었을 뿐인데도 마음이 괜찮아졌다. 요즘 고객센터야 다들 친절한데 뭐가 달랐던 걸까. 휸련된 친절함이라기보다는 편안함과 따스함이 느껴졌던득 하다.

  • 종점으로 갔다. 타고 간 버스기사 분께, 그리고 걸어가면서 계시는 기사분들께 분실물을 찾으러왔다고 말씀드리니 너무나 따스하게 안내해주셨다. 마침 분실물 담당자분이 식사하러 가셔서 조금 기다려야 했는데, 그걸보고 마지막 안내해주신 기사분은 더우니 안에 들어가서 기다리라고 휴게실로 안내 해주셨다. 그리고 담당자분이 돌아오시자 왔다면서 또 알려주시며 챙겨(?)주셨다.

  • 휴게실 안에서 기사분들이 서로 인사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 허물 없으면서도 정감있는 그들의 인사에서는 직장동료 그 이상의 친밀함이 느껴졌다.

단 20분 정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평소에 갈일 없던 곳의 경험이었기에 낯설었다. 새로웠다. 이분들의 삶은 어떨지 궁금해졌다. 피곤한 노동의 일상에서 이러한 따스함은 어디서 나오는걸까.

사실 이 버스 노선에는 모든 승객의 승하차에 매번 인사하는 운전자분이 계신다. 처음에는 신선하고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게 매일 반복되니 이 버스를 꽤나 길게타고가는 나로서는 오히려 조금 거슬리는 소리처럼 들렸다. '왜 저렇게까지 하시는거지. 열심히 하시는건 좋지만 오히려 고객들한테 피해주는거 아닌가. 본인도 엄청 힘들텐데' 다시 생각하게된다. 혐오와 경쟁이 만연한 지금 시대에 작은 희망은 이런 일상속 여유와 친절이 아닐까 하고.

2023년 12월 6일

73세 팬덤이 알려주는 것

Q. ‘스밍’ ‘공카’ ‘굿즈’ 같은 말은 전부터 아셨습니까? A. 아무것도 몰랐어요. 저는 유튜브가 뭔지도 몰랐어요. 제가 올해 73세인데, 문자, 카톡 보내고 사진과 동영상 찍는 정도였어요. 그런데 지금은 모든 투표를 다 하죠. 스밍 돌리고, 사운드 어시스트 깔아놓고 통화할 때는 소리 죽여놓고, 동영상 보고 하죠. 그런 걸 제가 어떻게 알았겠어요. 휴대폰 만지는 박사가 된 거예요.

Q. 임영웅 님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A. 초심을 잃지 말고, 건강을 잘 유지해줬으면 좋겠어요. 그게 항상 이 엄마들이, ‘애미’들이 바라는 거예요. BTS는 ‘아미’고 우리는 ‘애미’잖아요. 작년 투표에서 ‘애미’들이 BTS를 이겼어요. 애미들은 무서워요. 못할 게 없어요. 우리는 몸 바쳐서 투표를 해요. 우습게 보면 안 돼요.

73세, 한 임영웅 팬의 인터뷰.

매일 매일 신규 서비스를 고민하다보니 한 사람의 삶의 패턴응 바꾸고, 모르던 영역에 대한 학습을 일으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절감하게 된다.

무려 70대의 사람들 삶을 바꿔놓는 이 힘은 도대체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한 번도 들어본적 없는 가수의 음악을 찾아 들어봐야겠단 생각을 했다.

아파트 단톡방이라는 관찰 공간
2 min·2023년 8월 25일

아파트 단톡방이라는 관찰 공간

아파트 단톡방에서 관찰한 집단이기주의와 님비현상의 일상. 모든 것이 집값이라는 하나의 가치로 수렴되는 풍경이 씁쓸하다.

2023년 7월 20일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지금도 존재할 수 있었던 생명인데 사라지는 일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

홍수로 인한 사고 발생 과정에서, 그 사고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또 학교 현장에서.

이런 일이 한두개였다면 그 문제로 보여지는 문제나 사람을 두고서 이런저런 갑론을박을 벌이며 남은 사람으로서 약간의 죄책감과 우울함을 덜어버리려 했을텐데

이젠 이런 우를 범하기도 쉽지 않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2023년 7월 15일

공부를 너무 잘해서 생기는 문제

꿈을 꿔야 하는 청소년기에는 부모와 사회가 주입한 목표를 향해 내달리고 다양한 사람과 세상을 경험해야할 청년의 시기에는 그들만의 사회 속에서 불안과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린다. 그러다 어느샌가 사회에서 우러러보는 직업과 소득을 가지고 그제야 주위를 둘러보게 된다. 이들의 눈에 비친 사회와 이웃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하지만 이들을 누가 비난할 수 있을까. 공부를 너무 잘 했다는 이유만으로 의대에 진학하지 않기도, 소위 잘나가는 과를 선택하지 않기도, 대학병원이 아닌 로컬에 나가지 않기도 어려워진다.

대부분은 이들을 지독한 경쟁체제인 한국 사회에서 성공한 승리자라고 부르겠지만 내 눈에는 한국사회의 모든 문제를 내재화한 표본처럼 느껴져 안타깝게 느껴진다면 너무 현실을 모르는 얘기처럼 들리려나

꼰대를 목격한 순간
2 min·2023년 5월 28일

꼰대를 목격한 순간

장강명 작가를 저격하는 글에서 발견한 꼰대의 전형적 특징들. 오만함, 안일함, 자기과시, 그리고 남을 꼰대라 비꼬는 꼰대의 아이러니.

요즘 모임? 공명의 관계. 하지만 안전하지 않은.
4 min·2026년 1월 19일

요즘 모임? 공명의 관계. 하지만 안전하지 않은.

현대의 모임들은 느슨하지만 강렬한 공명의 관계다. 하지만 사회적 안전망이 되지는 못한다. 교회는 조건 없이 관계가 유지되는 곳이어야 한다는 점에서 달라야 한다.

community-designchurch

1 min·2025년 3월 3일

위선이라는 가드레일

'척'이라는 위선은 사회적 약자를 지키는 최소한의 가드레일이었다. 그마저 사라진 시대, 인류 사회의 방향이 걱정된다.

위선이라는 가드레일
2 min·2024년 10월 19일

피드와 책 사이 빈 공간

SNS의 피드는 너무 빠르고 책은 너무 느리다. 한 사람의 생각이 버저닝되고 연결되며 전파될 수 있는 매체가 있으면 좋겠다.

피드와 책 사이 빈 공간
2026년 1월 9일

지금의 주도성이 비전보다 중요하다

우리는 종종 묻는다. 꿈이 뭐냐고, 비전이 뭐냐고. 하지만 정말로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을 주도적으로 살아가고 있는지가 아닐까.

꿈과 비전이 분명해야 현재의 삶도 주도적으로 살 수 있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내 생각은 오히려 반대다. 비전은 시선을 멀리 띄워 보낸다. 아직 오지 않은 시간에 의미를 두는 동안, 현재는 준비의 과정으로 밀려난다. 반면 주도성은 시선을 거두어 지금으로 되돌린다. 무엇을 꿈꾸느냐보다,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보게 한다. 비전은 사실 이러한 지금의 삶이 축적될 때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그 무언가가 아닐까. 마치 한나아렌트가 인간을 추상적인 규정이나 선안에서 시작하지 말고, 현상 세계에서 몸을 가지고 살아가는, 내가 구체적 관계를 맺고 나라는 존재에 영향을 끼치는 조건들이 무엇인지를 알아보는 것으로부터 출발하자고 한 것처럼 말이다.

사실 이는 빠르게 변하는 시대 속에서의 현실적 선택이기도 하다. 불과 몇 달 후를 예측하기 어려운 시대에서, 먼 미래의 목표를 선명하게 설정하고 그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진다. 그보다 지금의 나와 주위를 보는 것이 훨씬 쉬운 일인 것 같다.

하지만 무엇이 나의 선택이고 무엇이 떠밀려간 결과일까. 이를 분간하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지금처럼 수많은 미디어와 알고리즘, 주위 사람들의 참견, 비교 속에서는 더더욱. 애초에 완벽한 주체성이란 존재하지 않는 것일지도. 우리는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고 살아갈 수 없다. 우리의 욕망과 기준조차 언제나 타인의 말과 시선 속에서 형성된다.

하지만 주도적 삶이 제약을 제거하고 완전히 자유로운 상태에 이르려는 시도는 아니다. 오히려 제약을 인지하고, 인정하고, 때로는 받아들이는 일이다. 제약에 끌려가듯 반응하기 보다, 그 안에서 나름의 고민과 선택을 하는 것, 무엇을 감수하고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를 묻는 태도, 그것이 주도성에 가깝다. 혹 그 결과가 겉으로 다른 행동으로 드러나지 못했을지라도, 그 흔적은 어딘가에는 남을테다. 같은 지점에 놓인 화살표라 해도, 그 방향과 크기는 모두 다르듯이.

이런 면에서 타인과의 관계는 제약이면서 동시에 이 흔적이 살아남은 곳일지도.

2026년 1월 7일

후광효과 경계하기

인생을 살아오며 가장 도움이 됐던 지식 중 하나는 후광 효과 (Halo Effect)란 인지편향을 인지하는 것이었다. 사실 별건 아닌데 한 면이 대단하다고, 다른 면도 대단할 것이라 생각하면 안되고, 지금 대단하다고 앞으로도 계속 대단할거라 속단하면 안된다라는 너무 당연한 얘기다. 반대로 좋지 않아 보이는 부분이 있다고 해서 모든 부분이 좋지 않을거란 인식도 경계해야 한다(Horn effect).

하지만 우리 대부분은 말투가 어눌하면 내용을 듣기도 전에 별로라고 생각한다거나 교수나 판사면 다른 분야에 대해서도 맞는 말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한 사람에 대해 성취는 존경하되, 맹신하거나 우상화하지 않아야 한다.

이게 가장 심하게 적용되는 대상이 정치나 종교 지도자다. 이를 조금만 분리해서 생각할 수 있다면 교회나 정치권에서 일어나는 각종 비리나, 세습, 성추행 문제로 부터 자신을, 그리고 우리를 조금은 더 지킬 수 있을테다. 그리고 존경하던 인물의 추악한 면을 발견했을 때의 실망감으로부터도 조금은 빨리 벗어날 수 있다.

수십억을 요구하는 본인의 행동에 조금의 수치심도 느끼지 않는, 억울함만 가득한 유명 개신교 목사의 발언을 보며 다른 크리스챤들이 대신 너무 많은 수치심과 자괴감을 느끼지 않기를... 애초이 그 분이 설교나 책을 잘 써서 유명했던거지 인성이 남달라서 유명했던건 아니지 않았던가.

2025년 4월 2일

탄핵 방청 경쟁률을 예측해본다

"2025년 4월 4일 선고 방청 신청 완료!

방청 신청자 수가 몇 명이나 될까? 순전히 재미로 예측해보기.

신청 기간이 04.01. 16:00 ~ 04.03. 17:00 인데 잠자는 시간 제외해서 보수적으로 잡으면 신청 가능 시간은 (24-8) * 2 + 1 = 33시간.

4월 2일 저녁 8시 기준 대략 실시간 대기자 3만5천명이었는데 신청 가능하기까지 1시간이 조금 넘게 걸렸는데 그 중 기다리다 지쳐 반 정도 포기한다고 치고 1.5만명으로 보면

이틀 동안 계속 대기가 걸려있다는 가정 하에... 33시간 * 1.5만명 = 49.5만. 대략 50만명.

""2017년 3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선고 때는 방청인원 24명에 1만9096명이 신청해 795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2004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선고 때는 방청인원 60명에 1278명이 신청해 21.3 대 1의 경쟁률이었다."" 라고 한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190081.html)

지수적 성장(exponential growth, y = a * r^t)**을 따른다고 가정하고 값을 대입해보면,

두 데이터 포인트 (2004년, 1278명)과 (2017년, 19096명)을 사용하여 지수 성장 모델 (y = a * r^t)로 2025년을 추정해 보면 약 10만명.

박근혜 전 대통령 변론준비절차 첫 기일의 방청 신청 경쟁률이 6:1이었는데 선고 때는 795 대 1의 경쟁률.

윤석열 대통령의 첫 기일 방청 신청 경쟁률이 2251대 1이었으니 6 : 795 = 2251 : x. x = 298,257.5. 대략 30만명

결론: 공교롭게도 1,2,3의 중간값이자 평균이 30만명으로 동일. 그렇다면 뽑힐 확률은 30만 중에 20명 뽑으니 뽑힐 확률은 20 / 300,000 = 1 / 15,000

로또 3등이 될 확률이 1 / 35,724 라고 하니 로또 3등 당첨확률보다 2배정도 높은 확률"

2024년 10월 9일

신생아는 생각보다 명확하다

일주일된 신생아에 대한 기록

  • 생각보다 의사표현이 명확하다. 온도 같은 기본적인 환경만 잘 유지한다면 그들의 의사표현은 '배고프다', '귀저기가 축축하다' 둘 중 하나다. 이것만 충족해주면 속이 불편하지 않는 한, 잘 보채거나 울지 않는다*(잠올 때는 그냥 잠들어서 의사표현을 할 필요가 없...)

  • 생각보다 생존본능이 대단하다. 배고파서 울다가도 젖이나 젖병을 물리면, 그 즉시 빠는 모드로 전환한다. 사력을 다해 빨다가 지쳐 거친 숨소리를 내뿜으며 잠시 쉬었다가 다시 빨고를 반복한다.

  • 생각보다 기저귀를 더 자주 갈아줘야 한다. 신생아의 하루는 말그대로 먹고 자고 싸고의 반복이고 하루동안 이 사이클이 10회 내외로 반복된다. 즉 초보엄마아빠도 3일만 데리고 있어도 약 30회의 반복 훈련을 할 수 있다. 물론 그 안에서의 variation은 다양하고 조리원에서는 선택사항이긴 하지만...

  • 생각보다 초점을 잘 맞춰 쳐다본다.*

  • 생각보다 적당한 소음이나 불빛 속에서도 잘 잔다.

  • 생각보다 날카로운 소음, 예를 들어 기침이나 물건 떨어뜨리는 소리에는 많이 깜짝 놀랜다.

  • 생각보다 목에 힘이 있다. 한쪽으로만 보고 있어 고개 돌려주려고 하면 버티기도 하고, 양옆으로 고개를 돌리기도 한다.

  • 생각보다 머리카락이 풍성하게 태어난다. 조리원 20명 정도의 아기들을 봤을 때, 굉장히 풍성한 아기들이 5명, 어느정도 나 있는 아기들이 10명 정도 되는듯.

  • 생각보다 표정이 다양하고 아주 귀엽다. 어떤 책에서는 생존을 위한 이들의 유일한 무기가 귀여움이라고 하더라.

  • 한 부분은 보편적이지 않은 우리 아기의 특성일 수 있음
2024년 6월 18일

일상 속 따스함의 출처

아침 출근길 버스에서 에어팟 본체를 놓고 내렸다. 감사하게도 버스회사에 연락해서 다시 찾을 수 있었는데 그 과정에서 느낀 버스회사 분들의 친절함이 너무나 인상깊었다.

  • 처음 전화 했을때부터 달랐다. 첫 통화는 분실물을 찾았단 것도 아니고 확인하고 전화준다는 얘기를 들었을 뿐인데도 마음이 괜찮아졌다. 요즘 고객센터야 다들 친절한데 뭐가 달랐던 걸까. 휸련된 친절함이라기보다는 편안함과 따스함이 느껴졌던득 하다.

  • 종점으로 갔다. 타고 간 버스기사 분께, 그리고 걸어가면서 계시는 기사분들께 분실물을 찾으러왔다고 말씀드리니 너무나 따스하게 안내해주셨다. 마침 분실물 담당자분이 식사하러 가셔서 조금 기다려야 했는데, 그걸보고 마지막 안내해주신 기사분은 더우니 안에 들어가서 기다리라고 휴게실로 안내 해주셨다. 그리고 담당자분이 돌아오시자 왔다면서 또 알려주시며 챙겨(?)주셨다.

  • 휴게실 안에서 기사분들이 서로 인사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 허물 없으면서도 정감있는 그들의 인사에서는 직장동료 그 이상의 친밀함이 느껴졌다.

단 20분 정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평소에 갈일 없던 곳의 경험이었기에 낯설었다. 새로웠다. 이분들의 삶은 어떨지 궁금해졌다. 피곤한 노동의 일상에서 이러한 따스함은 어디서 나오는걸까.

사실 이 버스 노선에는 모든 승객의 승하차에 매번 인사하는 운전자분이 계신다. 처음에는 신선하고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게 매일 반복되니 이 버스를 꽤나 길게타고가는 나로서는 오히려 조금 거슬리는 소리처럼 들렸다. '왜 저렇게까지 하시는거지. 열심히 하시는건 좋지만 오히려 고객들한테 피해주는거 아닌가. 본인도 엄청 힘들텐데' 다시 생각하게된다. 혐오와 경쟁이 만연한 지금 시대에 작은 희망은 이런 일상속 여유와 친절이 아닐까 하고.

2023년 12월 6일

73세 팬덤이 알려주는 것

Q. ‘스밍’ ‘공카’ ‘굿즈’ 같은 말은 전부터 아셨습니까? A. 아무것도 몰랐어요. 저는 유튜브가 뭔지도 몰랐어요. 제가 올해 73세인데, 문자, 카톡 보내고 사진과 동영상 찍는 정도였어요. 그런데 지금은 모든 투표를 다 하죠. 스밍 돌리고, 사운드 어시스트 깔아놓고 통화할 때는 소리 죽여놓고, 동영상 보고 하죠. 그런 걸 제가 어떻게 알았겠어요. 휴대폰 만지는 박사가 된 거예요.

Q. 임영웅 님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A. 초심을 잃지 말고, 건강을 잘 유지해줬으면 좋겠어요. 그게 항상 이 엄마들이, ‘애미’들이 바라는 거예요. BTS는 ‘아미’고 우리는 ‘애미’잖아요. 작년 투표에서 ‘애미’들이 BTS를 이겼어요. 애미들은 무서워요. 못할 게 없어요. 우리는 몸 바쳐서 투표를 해요. 우습게 보면 안 돼요.

73세, 한 임영웅 팬의 인터뷰.

매일 매일 신규 서비스를 고민하다보니 한 사람의 삶의 패턴응 바꾸고, 모르던 영역에 대한 학습을 일으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절감하게 된다.

무려 70대의 사람들 삶을 바꿔놓는 이 힘은 도대체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한 번도 들어본적 없는 가수의 음악을 찾아 들어봐야겠단 생각을 했다.

2 min·2023년 8월 25일

아파트 단톡방이라는 관찰 공간

아파트 단톡방에서 관찰한 집단이기주의와 님비현상의 일상. 모든 것이 집값이라는 하나의 가치로 수렴되는 풍경이 씁쓸하다.

아파트 단톡방이라는 관찰 공간
2023년 7월 20일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지금도 존재할 수 있었던 생명인데 사라지는 일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

홍수로 인한 사고 발생 과정에서, 그 사고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또 학교 현장에서.

이런 일이 한두개였다면 그 문제로 보여지는 문제나 사람을 두고서 이런저런 갑론을박을 벌이며 남은 사람으로서 약간의 죄책감과 우울함을 덜어버리려 했을텐데

이젠 이런 우를 범하기도 쉽지 않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2023년 7월 15일

공부를 너무 잘해서 생기는 문제

꿈을 꿔야 하는 청소년기에는 부모와 사회가 주입한 목표를 향해 내달리고 다양한 사람과 세상을 경험해야할 청년의 시기에는 그들만의 사회 속에서 불안과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린다. 그러다 어느샌가 사회에서 우러러보는 직업과 소득을 가지고 그제야 주위를 둘러보게 된다. 이들의 눈에 비친 사회와 이웃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하지만 이들을 누가 비난할 수 있을까. 공부를 너무 잘 했다는 이유만으로 의대에 진학하지 않기도, 소위 잘나가는 과를 선택하지 않기도, 대학병원이 아닌 로컬에 나가지 않기도 어려워진다.

대부분은 이들을 지독한 경쟁체제인 한국 사회에서 성공한 승리자라고 부르겠지만 내 눈에는 한국사회의 모든 문제를 내재화한 표본처럼 느껴져 안타깝게 느껴진다면 너무 현실을 모르는 얘기처럼 들리려나

2 min·2023년 5월 28일

꼰대를 목격한 순간

장강명 작가를 저격하는 글에서 발견한 꼰대의 전형적 특징들. 오만함, 안일함, 자기과시, 그리고 남을 꼰대라 비꼬는 꼰대의 아이러니.

꼰대를 목격한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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